‘죽일 듯 책망하셨지만, 결국 살리셨습니다.’ 동부연회에서 진급 탈락 위기에 놓인 한 여전도사님을 살리기 위해 백발의 노(老)목사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강원도지역 감리교회 연합체를 ‘동부연회’라고 하는데, 코로나로 한 장소에 모일 수 없어서 올해는 9개의 거점교회를 정하고 줌(Zoom)으로 모임을 가졌습니다. 우리교회도 거점교회로 선정돼 지난 19일(화) 장소와 점심식사로 섬겼습니다. 카페, 주차 안내로 온종일 수고하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회에서 감사패를 전해왔는데 여러분이 받을 상을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지루할 정도로 평안하게 진행되던 회의가 일정을 마칠 즈음 갑자기 혼란에 빠졌습니다. 한 여전도사님을 진급 과정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아니라는 의견이 충돌했습니다. 한발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발언이 거듭되면서 문제의 내막이 조금씩 드러났는데, 탈락을 주장하는 심사위원이 감정적 갈등 때문에 힘없는 여전도사의 목에 칼을 겨눈 형국으로 비추어졌습니다. 물론 여전도사님에게도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심사위원의 갑질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감리교의 법(교리와 장정)대로라면 영락없이 탈락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회를 보시던 감독님이 전전긍긍하다가 다음 날 은퇴하시는 한 목사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백발의 목사님이 조심스럽게 하지만 강하게 권면하셨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목사님은 실수한 사람을 발견하면 죽일 듯이 책망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늘 살리는 길을 찾아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죄인을 용서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 이미 용서받은 우리가 정죄만 하고 용서하지 못하면 어떻게 목회자이겠습니까.’
소란스러웠던 회의장이 숙연해졌습니다. 여전도사님은 눈물로 연회원들과 심사위원에게 용서를 구했고, 심사위원도 사과를 받겠다고 응답하며 문제가 정리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생명이 살아났습니다. 성경의 힘, 존경받는 어른의 권위, 그리고 말씀에 순종하는 겸손의 마음이 만들어 낸 감동의 선물이었습니다. (2022. 4. 24)